"챗GPT 시대, 대학 캠퍼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스탠퍼드 졸업생의 고백과 한국 대학의 현실
- 상재 황
- 4일 전
- 2분 분량
"챗GPT가 열린 상태로 서약서에 서명했다" 스탠퍼드 졸업생의 고백과 한국 대학의 현실
기사 하나가 조용히 화제가 됐다
지난 5월, 미국 AI 전문 매체 The Decoder가 뉴욕타임스 기고문 하나를 소개했다. 필자는 2026년 6월 스탠퍼드를 졸업하는 Theo Baker.
제목은 이렇다. "ChatGPT 세대의 대학 생활과 '약간의 사기' 문화."
Baker의 학번은 대학 4년 전체를 챗GPT와 함께 보낸 첫 번째 세대다.
그가 입학한 지 두 달 만에 챗GPT가 출시됐고,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그의 기고문 결론은 하나다.
"AI는 이미 존재하던 불신 문화를 기본값으로 만들어버렸다."
"약간의 사기쯤이야"
한 동기가 학생 클럽이 돌려주지 않은 후원사 장비를 이야기하면서 캠퍼스 분위기를 이 한 마디로 요약했다. "just a little bit of fraud(약간의 사기쯤이야)." Baker는 이 표현을 자신의 학번 전체를 관통하는 표현으로 채택했다.
구체적인 장면들은 더 노골적이다. 기숙사 공금을 횡령한 학생, 가짜 코로나 감염을 신고해 배달 크레딧을 편취한 학생, 챗GPT가 옆 탭에 열린 채로 부정행위 금지 서약서에 서명한 학생들. 그 서명 장소가 벤처캐피털이 후원한 요트 파티였다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더 씁쓸하게 만든다.
3학년 때 실시된 전교 설문에서는 컴퓨터공학 전공자 849명 중 49%가 "낙제하느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겠다"고 답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Baker의 분석은 도덕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구조를 지목한다.
스탠퍼드 CS 학위가 더 이상 신입 개발자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주니어 개발자들이 이제 언어 모델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다른 회사의 AI 모델을 재포장하기만 한 스타트업이 1년 반 만에 기업가치 200억 달러짜리 회사가 되는 시대다. 그 돈은 멀리 있지 않다. 같은 학번 친구가 AI 스타트업 지분으로 번 돈으로 세금이 낮은 주에 집을 샀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낼 때, 성실하게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이미 지름길을 택하는 사람들은 학교에서도 지름길을 택한다. 챗GPT는 그 지름길을 넓혀줬을 뿐이다.
결국 스탠퍼드는 100년 이상 금지해온 감독관 상주 시험을 2026년 가을 학기부터 부활시키기로 했다. 바로 옆 프린스턴도 1893년 이후 133년 만에 처음으로 감독관 시험 제도를 도입하기로 교수회의에서 의결했다. 학생을 믿겠다는 원칙을, 두 명문대가 같은 해에 철회한 것이다.
한국 대학은 다른가?
이 이야기는 태평양 건너의 일만이 아니다.
교육부 자료(강경숙 의원실, 2025년 11월)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전국 49개 대학에서 적발된 부정행위는 총 224건이다. 이 중 챗GPT 사용이 명확히 확인된 4건은 전원 F 학점 처리됐다. 적발 건수가 적은 것은 부정행위가 적어서가 아니라, 대학 본부가 직접 인지한 사건만 집계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2025년 11월)에 따르면 한 대학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챗GPT로 과제를 냈더니 A+를 받았다", "강의를 녹음해서 챗GPT에 주면 끝난다"는 글이 즐비하다. 전문가들은 AI 보편화 시대에 맞는 윤리 기준 정립과 평가 방식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기술이 바뀌어도 '내 이름으로 내가 한 일'이라는 기준은 사라지지 않는다. Baker의 고백이 불편한 이유는, 그것이 스탠퍼드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The Decoder (2026.5.18) ·
뉴욕타임스, Theo Baker 기고 (2026.5.17)
한국대학신문 (2025.11.24)
MBC 뉴스데스크 (2025.11.11)
The Daily Princetonian (202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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